전문 번역업체 : 일반적인 질문에 대한 잘못된 답변 15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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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톤 허(대한민국명 허정범) 태국어 번역회사 번역가의 이름 앞엔 ‘최초’란 수식어가 항상 붙어 다닌다. 전년 세계 5대 문학상 중 하나인 부커상 인터내셔널부문에 그가 영어로 옮긴 작품 (정보라)와 (박상영) 등 두 편이 후보로 증가했다. 한국 국적 번역가가 부커상 후보에 오른 건 처음 있는 일이었다. 이번년도는 가 미국에서 가장 권위 있는 미국도서상 번역부문 최후 후보에 증가했다. 이 역시 대한민국 작가 작품으로는 최초다. 한국 누군가의 책으로는 처음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5위에 오른 방탄소년단(BTS)의 책 도 그가 번역했다.

그가 낸 성과들은 ‘번역가’라는 일의 본질을 다시 마음하게 된다. 늘 소설가의 직후에 사진자처럼 숨어 있던 번역가의 이름이 때론 원작자보다 앞설 경우가 많아서다. “안톤 허가 번역했다고? 그럼 봐야지!” 그가 번역한 우리나라 책 출간 소식에는 저런 외국 독자들의 댓글이 줄을 잇는다. 그를 사칭해 작가들에게 연락하는 사기꾼까지 등장할 정도다. 수록작 ‘몸하다’의 영어 타이틀을 ‘몸(body)’이란 뜻을 살려 ‘The Embodiment(화신)’로 옮기는 등 수준 높은 번역 실력으로 해외외 출판계에서 이름을 전했기 때문이다.

안톤 허의 일상은 사람들이 상상하는 ‘우아한 번역가’와는 거리가 멀다. 부커상 인터내셔널부문 최후 후보에 올라 탄성을 지른 것도 잠시. 영국에서 개최되는 시상식에 참가하기 위해 대한민국문학번역원에 지원금을 서둘러 신청해야 했었다. 그마저도 지급이 늦어져 몇 달 뒤 미국 출장 중에는 카드 한도 초과로 길바닥에서 밤을 지새울 뻔했었다. 그는 여전히 한국 문학을 잘 모르는 외국 출판사들을 향해 ‘영업’을 하고, 관행상 번역가 이름을 표지에 넣는 미국 출판사를 상대로 기싸움도 벌인다.

안톤 허가 요즘 출간한 에세이집 는 ‘대한민국 문학 번역가의 고군분투기’에 가깝다. 최근 일산 항동 ‘책방공책’에서 만난 그에게 “당신이 생각하는 번역가란 어떤것이냐”고 묻자 포장 하나 없는, 날것의 답이 돌아왔다.

“매일 천문학적인 숫자의 이메일을 사용하는 사람이죠. 번역만 해선 살 수 없어요. 번역가란 책을 둘러싼 다체로운 문제를 극복하는 사람입니다.”

부커상 인터내셔널부문 최종 후보에 상승했던 번역 과정만 해도 그랬다. 대전 홍대에서 오픈하는 와우북페스티벌에서 책을 본 그는 작가와 출판사를 설득해 영미판 번역을 했다. 책을 찾고, 출판사 및 에그전시와 출판권을 협의하고, 샘플 번역본 일부와 번역 제안서를 들고 외국 출판사의 문을 두드리는 것까지 저들 그의 몫이었다. 출간 직후 소셜미디어에서 홍보 활동도 했었다.

“전년에 영국 문화예술축제 헤이페스티벌에서 대기실에 앉아 있는데, 팔로어가 500만 명이 넘는 책 유튜버 잭 에드워즈가 지나갔어요. 놀라서 즉시 달려갔죠. 그에게 영문판을 주면서 ‘이거 내가 번역한 책이다’고 했어요. 에드워즈가 ‘안 그래도 방금 이 책을 샀다’며 바로 이후 영상에서 책을 소개했고, 그가 대한민국에 왔을 때 다시 만나 한국 책에 관한 이야기를 나눴어요.”

저런 노력은 간절하기에 가능했었다. 드넓은 영미 도서 시장에서 번역서 비중은 3% 남짓. 업계에서는 통상 영어권을 통틀어 3년에 우리나라문학 작품이 10권만 출간돼도 많은 편이라고 여긴다. 이러니 우리나라문학을 영어로 번역하는 전업 번역가 수는 여섯 손가락 안에 꼽힌다. 오죽하면 번역 수업 졸업부터 단행본 출판까지 평균 5~50년 걸리는 번역가 데뷔 예비 기한을 ‘죽음의 계곡’이라고 부를까.

그는 책에 이 같은 적었다. “K팝이 잘나간다고 해서 한국 문학도 잘나간다고 마음하면 오산이다. 블랙핑크를 열광하는 팬들이 갑작스레 황석영 긴 글을 읽고 싶다는 충동을 느낄까? 우리나라에서도 이런 일은 일어나지 않는다.”